소나기 16. 분홍 스웨터 (ピンクのセーター)

f:id:keltutin_kor:20200506054110j:plain분홍 스웨터 물

 

  그 날도 소년은 주머니 속 흰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며 개울가로 나왔다.

  次の日も 少年はポケットの中の白い小石(※少年と少女をつなぐ石)を触りながら 小川のほとりにやって来た。

그랬더니 이쪽 개울둑에 소녀가 앉아 있는 게 아닌가.

すると こちらの小川の土手に少女が座っているではないか。

  소년은 가슴부터 두근거렸다.

  少年は 胸から(胸が)ドキドキした。

  “ 그동안 앓았다. ”

  「今まで、病気だったの。(具合が悪かったの)」

  알아보게 소녀의 얼굴이 해쓱해져 있었다.

  目に見えて少女の顔がやつれていた。

  “ 그 날 소나기 맞은 것 때메(때문에)? ”

  「あの日 夕立にあたったからか?」

  소녀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었다.

  少女が黙ってうなずいた。

  “ 인제(이제)다 났냐? ”

  「もうすっかり治ったの?」

  “ 아직두(도)……. ”

  「未だ……。」

  “ 그럼 누워 있어야지. ”

  「じゃ、寝てなくちゃ」

  “ 너무 갑갑해서 나왔다. ……그 날 참 재밌었어. ……근데 그 날 어디서 이런 물이 들었는지 잘 지지 않는다. ”

 「とても退屈で出てきたの。……あの日すごく楽しかったよ。……ところであの日 どこでこんなシミが染まったのか(シミがついたのか)ちゃんと落ちないの。」

  소녀가 분홍 스웨터 앞자락을 내려다본다.

  少女が ピンクのセーターの前すそを見下ろした。

거기에 검붉은 진흙물 같은 게 들어 있었다.

そこに赤黒い泥ジミ(※少年と少女をつなぐ思い出)のようなものがついていた。

  소녀가 가만히 보조개를 떠올리며,

  少女がそっとエクボを浮かべて

  “ 이게 무슨 물 같니? ”

  「これ何のシミと思う?」

  소년은 스웨터 앞자락만 바라다보고 있었다.

  少年はセーターの前すそを じっと見つめていた。

  “ 내 생각해 냈다. 그 날 도랑 건늘(건널)때  내가 업힌 일 있지? 그 때 네 등에서 옮은 물이다. ”

  「私 思い出した。 あの日 溝を越えるとき私がおんぶされたでしょ? その時 あなたの背中から移ったシミだわ。」

  소년은 얼굴이 확 달아오름을 느꼈다.

  少年は顔がパッと赤くなるのを感じた。

 

소나기 15. 불안(不安)

f:id:keltutin_kor:20200505200125j:plain


  그 다음 날은 소녀의 모양이 뵈지 않았다.

  その次の日 少女の姿が見えなかった。

다음 날도, 다음 날도, 매일같이 개울가로 달려와 봐도 뵈지 않았다.

次の日も、次の日も、毎日の様に小川のほとりに走って行ってみたが会えなかった。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운동장을 살피기도 했다.

  学校で休み時間に運動場を見回してもみた。

남몰래 오학년 여자 반을 엿보기도 했다.

ひそかに5年生の女子のクラスを覗いてもみた。

그러나 뵈지 않았다.

しかし 会えなかった。

 

소나기 14. 홍수(洪水)

f:id:keltutin_kor:20200505195348j:plain

 

  소란하던 수수잎 소리가 뚝 그쳤다.

  騒がしかったキビの葉の音がピタッと止まった。

밖이 멀개졌다.

外が うすくなった。(晴れた・明るくなった)

 수숫단 속을 벗어 나왔다.

 ススッタンの中から抜け出した。

멀지 않은 앞쪽에 햇빛이 눈부시게 내리붓고 있었다.

遠くない前に(すぐ前に)陽の光が眩しく降り注いでいた。

  도랑 있는 곳까지 와 보니(보니까), 엄청나게 물이 불어 있었다.

   溝がある所まで来てみると、かなり水が増えていた。

빛마저 제법 붉은 흙탕물이었다.

色までかなり赤い泥水だった

뛰어 건널 수가 없었다.

飛び越えることが出来なかった。

  소년이 등을 돌려 댔다.

   少年が背中を向けた。

소녀가 순순히 업히었다.

少女が素直に負ぶさった。

걷어올린 소년의 잠방이까지 물이 올라왔다.

まくり上げた少年のズボンまで水が上がってきた。

소녀는, 어머나 소리를 지르며 소년의 목을 그러안았다.

少女は、キャ~と声をあげながら少年の首にしがみついた。

  개울가에 다다르게 전에 가을 하늘은 언제 그랬는가 싶게 구름 한 점 없이 쪽빛으로 개어 있었다.

   小川のほとりに辿り着く前に 秋の空はいつそうだったのか思われるように 雲一つなく藍色に晴れていた。(※少年と少女の純粋で綺麗な愛を表現)

소나기 13. 비 피하기(雨宿り)

f:id:keltutin_kor:20200505182724j:plain수숫단

 

  비안개 속에 원두막이 보였다.

  雨霧の中に番小屋が見えた。 *1

그리로 가 비를 그을 수밖에.

そちらへ行き雨宿りをするしか(ない)。

  그러나 원두막은 기둥이 기울고 지붕도 갈래갈래 찢어져 있었다.

  しかし番小屋は 柱が傾いて屋根もずたずたに壊れていた。(屋根もボロボロだった。)

그런대로 비가 덜 새는 곳을 가려 소녀를 들어서게 했다.

それなりに 雨が漏れない所を選んで 少女が入れるようにした。

소녀는 잎술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少女の唇が真っ青になっていた。

어깨를 자꾸 떨었다.

肩をしきりに震わせていた。

  무명 겹저고리를 벗어 소녀의 어깨를 싸 주었다.

  合わせチョゴリ*2を脱いで少女の肩を包んであげた。

소녀는 비에 젖은 눈을 들어 한 번 쳐다보았을 뿐.

少女は 雨に濡れた目をして一度だけ少年を見上げただけ。

소년이 하는대로 잠자코 있었다.

少年がする通り黙っていた。(少女は少年のなすがまま黙っていた。)

그러면서 안고 온 꽃묶음 속에서 가지가 꺾이고 꽃이 일그러진 송이를 골라 발 및에 버린다. 

そして 抱えていた花束の中で 枝が折れて花がつぶれた房を選んで足元に捨てる。

  소녀가 들어선 곳도 비가 새기 시작했다.

  少女がいる所も雨が漏れ始めた。

더 거기서 비를 그을 수 없었다.

もうそこで雨宿りは出来なかった。

  밖을 내다보던 소년이 무엇을 생각했는지, 수수밭 쪽을 달려간다.

  外を眺めた少年が何を思いついたのか、キビ畑の方に走っていく。

세워 놓은 수숫단 속을 비집어 보더니 옆의 수숫단을 날라다 덧새운다.

立てておいたススッタンの中をかき分けて 横のススッタンを運んで重ねて立てる。

다시 속을 비집어 본다.

もう一度 中をかき分けてみる。

그리고는 소녀 쪽을 향해 손짓을 한다.

そうしてから 少女の方に向かって手招きをする。

  수숫단 속은 비는 안 새었다.

  ススッタンの中は雨が漏れなかった。

그저 어둡고 좁은 게 안됐다.

ただ暗くて狭いことが駄目だった。

앞에 나앉은 소년은 그냥 비를 맞아야만 했다.

ちょっと前に出て座った少年は ただ雨にうたれなければならなかった。

그런 소년의 어깨에서 김이 올랐다.

そんな少年の肩から湯気が上がった。

  소녀가 속삭이듯이, 이리 들어와 앉으라고 했다.

  少女がささやくように、こっちに入ってきて座ってと言った。

괜찮다고 했다.

大丈夫だと言った。

소녀가 다시 들어와 앉으라고 했다.

少女がもう一度入ってきて座ってと言った。

할 수없이 뒷걸음질을 쳤다.

仕方なく後ずさりをした。

그 바람에 소녀가 안고 있는 꽃묶음이 우그러들었다.

そのせいで 少女が抱いている花束が押されて潰れた。(※少女の運命を暗示)

그러나 소녀는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しかし 少女はそれでもかまわないと思った。

비에 젖은 소년의 몸 냄새가 확 코에 끼얹혀졌다.

雨に濡れた少年の身体の臭いがふっと鼻をついた。

그러나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でも首(顔)をそむけなかった。

도리어 소년의 몸기운으로 해서 떨리던 몸이 적이 누그러지는 느낌이었다. 

むしろ少年の体温で 震えていた身体が少し和らぐ感じがした。

 

*1:雨霧=小雨のような霧。また、霧のように細かい小雨

*2:무명 겹저고리 木綿の上着

소나기 12. 소나기

f:id:keltutin_kor:20200505181136j:plain


 참, 먹장구름 한 장이 머리 위에 와 있다.

  そういえば 真っ黒い雲がひとかたまり頭の上に来ている。

갑자기 사면이 소란스러워진 것 같다.

突然 あたりが騒がしくなったようだ。

바람이 우수수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風が ザァーっと音をたてて通って行った。

삽시간에 주위가 보랏빛으로 변했다.

あっという間に 周りが紫色に変わった。

 산을 내려오는데 떡갈나무 잎에서 빗방울 듣는 소리가 난다.

   山を降りていると 柏の葉に雨粒の当たる音がする。

굵은 빗방울이었다.

大粒の雨だった。

목덜미가 선뜩선뜩했다.

首筋がゾクゾクした。

그러자 대번에 눈앞을 가로막는 빗줄기.

すると一気に目の前を遮る雨足。

소나기 11. 헌신(献身)

f:id:keltutin_kor:20200504183524j:plain큰 꽃묶음


  소녀의 오른쪽 무릎에 핏방울이 내맺혔다.  

  少女の右膝に血がにじんで固まった。

소년은 저도 모르게 생채기에 잎술을 가져다 대고 빨기 시작했다.

少年は思わず傷に唇を付けて吸い始めた。

그러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홱 일어나 저쪽으로 달려간다.

そうして何か思ったのか サッと立ち上がりあっちの方へ走って行く。

 좀 만에 숨이 차 돌아온 소년은,

  少しして息をきらして戻ってきた少年は、

  “ 이걸 바르면 낫는다.”

  「これを塗れば治る。」

  송진을 생채기에다 문질러 바르고는 그 달음으로 칡덩굴 있는 데로 내려가 꽃 달린 줄기를 이빨로 끊어 가지고 올라온다.

   松ヤニを傷口にこすって塗った(塗り込んだ)あとは その足で葛のツルの有るところに降りて行き 花がついたツルを歯で切り持って登って来る。(※献身的な少年)

그리고는,

そうしてから、

  “ 저기 송아지가 있다. 그리 가 보자. ”

   「あっちに子牛がいる。そこに行ってみよう。」(※積極的な少年)

  누렁 송아지였다.

  褐毛(あかげ)の子牛だった。*1

아직 코뚜레도 꿰지 않았다.

まだ鼻輪も通していなかった。

  소년이 고삐를 바투 잡아 쥐고 등을 긁어 주는 척 후딱 올라탔다.

  少年が 手綱を近づいてつかみ 背中を掻いてあげる振りをして パッと飛び乗った。

송아지가 껑충거리며 돌아간다.

子牛が飛び跳ねて回る。

  소녀의 흰 얼굴이, 분홍 스웨터가, 남색 스커트가, 안고 있는 꽃과 함께 범벅이된다.

  少女の白い顔が、ピンクのセーターが、藍色のスカートが、抱いている花と一緒に入り混じる。모두가 하나의 큰 꽃묶음같다.

すべてが1つの大きな花束のようだ。(※少女を美しく表現)

어지럽다.

目が回る。

그러나 내리지 않으리라.

しかし 降りないつもりだ。

자랑스러웠다.

誇らしかった。

이것만은 소녀가 흉내내지 못할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これだけは少女が真似できない自分1人だけが出来ることである。

  “ 너희 예서 뭣들 하느냐. ”

  「お前たち ここで何をしているのか。(何をしてるんだ。)」

  농부 하나가 억새풀 사이로 올라왔다.

  1人の農夫が ススキの間から上がってきた。

  송아지 등에서 뛰어내렸다.

  子牛の背から飛び降りた。

어린 송아지를 타서 허리가 상하면 어쩌느냐고 꾸지람을 들을 것만 같다.

幼い子牛に乗って腰を痛めたらどうするのか(どうするんだ)と叱られそうだ。

  그런데 나룻이 긴 농부는 소녀 편을 한번 흩어보고는 그저 송아지 고삐를 풀어 내면서

  ところが ヒゲが長い農夫は少女の方を1度ジロっと見て ただ子牛の手綱を解きながら

  “ 어서들 집으루 가거라. 소나기가 올라. ”( ※들=二人に対して言っているから)

  「早く家へ帰えれ。 夕立が来るぞ。」

 

 

*1:누렁=濁った黄色の意味、日本では褐毛牛の事 中間色に対する認識が若干違う

소나기 10. 접근(接近)

f:id:keltutin_kor:20200504182815j:plain칡꽃


 산마루께로 올라갔다.

  山の頂上近くまで登って行った。

  맞은편 골짜기에 오순도순 초가집이 몇 모여 있었다.

  向かい側の谷間に 仲むつまじく藁葺き屋根の家がいくつか集まっていた。

 누가 말한 것도 아닌데 바위에 나란히 걸터 앉았다.

  誰が言ったことでもないが(どちらが言い出したわけでもないが※以心伝心)岩に並んで腰掛けた。

별로 주위가 조용해진 것 같았다.

やけに周りが静かになったようだった。

따가운 가을 햇살만이 말라 가는 풀 냄새를 퍼뜨리고 있었다.

焼け付くような秋の日差しが 乾いていく草の匂いを広めていた。(草の匂いを漂わせていた。)

  “ 저건 또 무슨 꽃이지?”

  「あれは また 何の花かなぁ?」

  적잖이 비탈진 곳에 칡덩굴이 엉키어 끝물꽃을 달고 있었다.

  少なからず傾いたところ(急斜面)で 葛のツルがからまって終わりかけの花をつけていた。

   “ 꼭 등꽃 같네. 서울 우리 학교에 큰 등나무가 있었단다. 저 꽃을 보니까 등나무 밑에서 놀든 동무들 생각이 난다.”

   「まるで藤の花みたいね。ソウルの学校に大きな藤の木があったの。あの花を見ると藤の木の下で遊んだ友達を思い出す。」

  소녀가 조용히 일어나 비탈진 곳으로 간다.

  少女が 静かに立ち上がり傾斜になっている所(斜面)に行く。

꽃송이가 달린 줄기를 잡고 끊기 시작한다.

花の房がついたツルをつかんで切り始める。

좀처럼 끓어지지 않는다.

なかなか切れない。

안간힘을 쓰다가 그만 미끄러지고 만다.

力をふりしぼったら 思わず滑ってしまう。

칡덩굴을 그러쥐었다.

葛のツルを引っ張ってつかんだ。(葛のツルにつかまった。)

  소년이 놀라 달려갔다.

  少年が驚いて駆けつけた。

소녀가 손을 내밀었다.

少女が手を差し出した。

손을 잡아 이끌어 올리며, 소년은 제가 꺾어다(가) 줄 것을 잘못했다고 뉘우친다.

(=꺾어다(가) 주웠으면 좋았을 텐데)

手をつかんで引き上げながら、少年は自分が摘んであげれば良かったと後悔す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