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유안진(柳岸津)

芝蘭之交*1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허물=肌の薄皮、抜け殻、人間のもろさや罪、過ち)

夕食を食べた後に 気安く訪ねていき お茶一杯を飲みたいと言える友達がいたら良い。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흉보다=悪口を言う)

着ていた服を着替えず キムチの匂いが少ししても 憎まれ口をたたかない友達が 家の近くに住んでいたら良い。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雨降る午後や,雪降る夜にも ゴム靴を引きずって行き訪ねても良い友達、夜遅くまで空しい心も安心して開いて見せることができて 悪意なく他人の話をやりとりした後も 話が噂になるか 心配しないですむ友達が......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어찌=어떻게、있으랴=있을까)

人が 自分の妻や夫、自分の兄弟や自分の子どもとだけ 愛を分かち合うならば どうして幸せになることができるだろうか。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필요하리라=필요할것이다)

永遠が無いほど 永遠を夢見るようにお互い助ける真の友達が必要だろう。

 (永遠というものは無いけど、その永遠を信じるようにお互いを助け合える真の友達が必要)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その人が女性でも良いし男性でも良い。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私より年を取っていても良く 同い年でも 少なくても良い。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ただ その人の人格が 澄んだ川の水のように静かで密(ひそ)かで、慎重(深く)でピュアで芸術と人生を大切に思うくらい成熟した人なら良い。

그는 반드시 잘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その人は必ずハンサムな必要が無く、地味だけどおしゃれを知っていて 重厚な(*重みがある,品がある)身だしなみができていれば良い。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를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時に多少気まぐれや神経質に振る舞っても それは愛嬌として通じるくらいなら大丈夫で,私の気まぐれと余計なハイテンション(興奮)にも適切に相づちをうってくれたら、いくらかの時が流れ私が落ち着けば、 柔軟かつ洗練された表現でアドバイスを惜しまなかったら良い。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私は多くの人を愛したくない。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多くの人と付き合おうとも思わない。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私の生涯に 一人二人の人と途切れず(絶えず)美しく香(かぐわ)しい(*すばらしい、好ましい)縁で死ぬまで続いていたい。

 

나는 여러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새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私はいろいろな国、いろんな所で旅行をしながら その都度の食事と睡眠を減らして 出来るだけ 多くのものを見物した。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そうにもかかわらず 今はそのたくさんの見物の中で すごく(素晴らしく)感慨に残ったものは無い。

만약 내가 한두 곳, 한두 가지만 제대로 감상 했더라면, 두고두고 되새겨질 자산이 되었을걸・・・.(終止形'-ㄹ걸「(〜ならば)〜なるだろう」「(多分)〜だろう(と思う)」「〜すればよかった」「〜したものを」)

もし 私が1,2カ所、1,2種類だけ まともに(しっかり)鑑賞していたら、いつまでも反芻できる(*繰り替えし考えよく味わうこと)資産になったものを(なったはずなのに)・・・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말한다.

友情と言えば人々は管鮑之交(かんぽうのまじわり)*2を言う。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しかし 私は友達を苦しめたくないように 私も又 限り無い忍耐で与えることだけする才能が無い。(与え続けることができない)

 

나는 도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는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私は修行を積んで(真理を悟るために修養に努めて)生きることを望まず、私の友達も聖人*3のようになることを望まない。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자리에서 탄로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바랄 뿐이다.

私はできれば正直に生きたいし、私の友達も楽しみや慰安のために ただなんとなく その場でばれるちょっとした嘘をつく 頓知(とんち・エッジ)と洒落(しゃれ・ウイット)を持っていればと望むだけだ。

 

나는 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 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私は時に美味しいものを 私がもっと食べたいだろうし,私がより美しく見えることを願うだろうけど,すぐにその気持ちを消す方法も知っている。

때로 나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時に私は氷を溶かす川の水や 秋の葦の茂みの中の雁の鳴く声を 友達よりもずっと好きなこともあるが、結局は友情を第一と思うだろう。

 

우리는 흰 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私たちは 白い雪の中の真竹のような気性を持っていたが 野花のように惰弱になり、お世辞のような譲歩(*口先だけで相手に合わせるようなこと)は嫌いだけれども 時折 損をして生きる度量も持っていたい。*4

우리는 명성과 권세, 제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 보다는 자기답게 사는 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私たちは名声と権力、財力を重視することも羨むことも軽蔑することもしないことであり、それよりは 自分らしく生きることに もっと魅力を感じようと努める(頑張る)つもりだ。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私たちが常に賢くなれなかったとしても、自分の困難を切り抜けるために たとえ真実であっても(自分が正しくても)他人を裏切らない(売ったりしない)だろう。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誤解を受けても黙っていられる愚かさと度胸を持ちたい。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私たちの外見が美しくなくても 私たちの薫(かお)り(*主に比喩的あるいは抽象的なかおり)だけは美しく身に付けるつもりだ。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일을 하되, 미친 듯이 몰두하게 되길 바란다.

私たちは妬む心なく他人の成功を話し,競争せず自分の仕事をするが、狂ったようにのめり込みたい。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私たちは友情と愛情を大切に思うが 命をかける蛮勇(ばんゆう)(*向こう見ずな勇気)は避けるつもりだ。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そして 私たちの友情は愛情とも同じであり、私たちの愛情もまた友情とも同じなので 派手な色彩と騒々しい音も避けるだろう。(*友情と愛情を区別せず目立たず大げさにしない)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 구름을 바라보다가 까닭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때 나를 찾을 것이다.

私はパンダジ*5を磨きながら その人を思っていたり、草花に水をあげながら、霧が立ちこめる朝の窓を開けながら、秋の空の白い雲を眺(なが)めながら、理由(わけ)も無く目眩(めまい)を覚えながら(目眩を感じながら) ふとその人に会いたくなり,その人もそんな時 私を訪ねるだろう。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その人は 時に泣きたくなるだろうし,私にも泣ける涙と思い出があるだろう。(*共感できるだろう)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은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私たちには 再び若くなれる思い出があるが、老いたことに焦らない笑いも作り出すだろう。(*老いたことを焦らず笑いにさせるだろう・老いたことを楽しめるだろう。)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처럼 품위 있게, 군밤을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작부인보다 우아해지리라.

私たちは涙を大事にするが 泣き虫(コントロール出来ず すぐに泣くの)でなく、持つおしゃれより漂(ただよ)うおしゃれを大事にして 冷麺を食べる時は 農夫のように食べることを知っていて、ステーキを切るときは女王のように品位があり、焼き栗を子どものように剥(む)いて食べ、お茶を飲むときは伯爵(はくしゃく)夫人より優雅になるだろう。

우리는 푼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私たちは 端金(はしたがね)を稼ぐため嫌なことはしたくないだろうし、千年を老いても常にリズムを持つ桐の木(*韓国では桐でカヤグム、コムンゴ等の楽器を作り それらが千年たっても音色や響きが変わらない)のように,一生を寒く生きても香りを売らない梅の花(*貧しく生きても貞操を守る,簡単に売らない)のように、自由な自分の姿を見失なうことなく生きようと努力しながらお互いを励ますだろう。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私たちは誰も憎まず、特別に1人,2人を愛し 多くの人達を嫌いにならないだろう。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私たちが素敵な文章を書けなかったとしても 書くことを選んだと事を後悔しないように 他人の弱点も可哀想に思うだろう。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의 꽃을 사서 그에게 안겨줘도, 그는 날 주책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 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 것이다.

私が道を歩いていて(行っていて)一束の花を買って その人に抱かせたとしても、その人は私を軽率だととがめたりせず、踏切でない所で 線路を渡っても 私の教養をあざ笑わないだろう。

나 또한 더러 그의 눈에 눈곱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고 해도 그의 숙녀 됨이나 신사다움을 의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유유함을 느끼게 될것이다.

私も また 多少 その人の目に目やにが付いていても、歯の間に粉唐辛子が挟まっていたとしても その人の淑女らしさ (女性らしさ)や紳士らしさを疑わないで、むしろ人間的な安らぎ(悠々)を感じる事になるだろう。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私たちの手が仮に小さくてか細(かぼそ)くても お互いを支えて(持ちこたえて)あげる柱になるなるだろうし、私たちの目が血走ったとしても 聡明(そうめい)さが消えることは無く、まなざしが濁り 視力が弱くなる程 お互いを見てあげる(察してあげる)灯火になるだろう。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

そうするうちに ある日がこつ然と来たとしても 祝福のようにウエディングドレスのような寿衣(じゅい)*6を着ることになるだろう。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同じ日 もしくは別の日でも 歳月が流れれば 人が埋められていた場所でより美しい品種の芝蘭が生えて咲き 清く気高い(高い)香りで再び会うだろう。(死んでも花がさいて)その香りで又会える、死んでも会いたい)

 

*1:よい感化をもたらす優れた人との付き合い。 ②君子や高潔な人々同士の社交。 「しらんのこう」とも読む。 「芝」も「蘭」も、香り高い植物で、有徳な人物のたとえ。

*2:お互いに理解しあっていて、自分たちの立場が変わっても壊れることのない友情を意味する

*3:知徳がすぐれている理想的な人物

*4:中国の宋の時代より、徳行正しき人格者で、学識が高く、清らかで高潔な人のことを言い、蘭、竹、菊、梅の4種の植物がもつ特長が、まさに君子の特性と似ている。蘭はほのかな香りと気品を備え、竹は寒い冬にも葉を落とさず青々としている上、曲がらずまっすぐな性質を持っている。梅が早春の雪の中で最初に花を咲かせる強靱さ、菊が晩秋の寒さの中で鮮やかに咲く姿が好まれた。それを四君子(しくんし)君子という。

*5:衣類小物などを入れるアンティーク家具

*6:葬儀・葬式の時に死者に着せる韓国のチマチョゴリ